[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310원 후반대에서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하고 있고, 일본은행(BOJ)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기대감에 엔화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1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9.8원) 대비 2.6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의 고용지표는 엇갈렸다. 미국의 2월 비농업고용은 27만5000건 늘었다. 이는 다우존스 컨센서스 추정치 19만8000건과 지난 1년간 월평균 증가수 23만명을 웃도는 수치다. 반면 2월 실업률은 3.9%로 예상치를 웃돌며 올랐다. 월가 예상치와 전월치는 모두 3.7%였다. 특히 2월 실업률은 2022년 1월의 4.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12월, 올해 1월 고용수치는 대폭 수정했다. 지난해 12월 33만3000건 증가는 29만건 증가로, 1월 35만3000건에서 29만건 증가로 하향 조정됐다.
6월 금리인하 기대감은 지속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6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0.7%를 기록했다. 지난주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다. 달러화도 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달러인덱스는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 24분 기준 102.71을 기록하고 있다.
엔화는 3월 BOJ가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할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강세다. 달러·엔 환율은 146엔대로, 지난 2월 1일 이후 한 달여만에 최저치다.
지지통신은 BOJ가 장기금리(10년 만기 국채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장단기금리조작(수익률곡선제어, YCC)은 철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BOJ는 이르면 오는 18~19일 열리는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마이너스 금리 해제와 함께 이를 결정할 방침이다. 지지통신은 장기간에 걸친 양적·질적 금융완화를 정상화하기 위한 일본은행의 조정이 최종 단계로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환율은 엔화 강세 속 달러 약세를 쫓아 하락 압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주 뉴욕증시가 기술주 차익 실현에 하락 마감해, 이날 국내 증시서도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환율 상승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또 1310원 중후반대에서는 달러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환율 하락을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개장 전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발표된다. 시장의 예상치는 0.3% 상승으로, 지난 3분기 0.1% 하락에서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가 커진다면 엔화 강세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