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높아진 가운데, 현지시간 19일부터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 회의가 열린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성명서 발표를 하루 앞둔 뉴욕증시는 인공지능 차세대 반도체 출하 기대로 인한 엔비디아의 반등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상승에 힘입어 3대 지수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지시간 1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9.09포인트, 0.56% 오른 5,178.51에 거래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63.34포인트, 0.39% 상승한 1만6,166.79로 올라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320.33포인트, 0.83% 뛴 3만 9,110.76으로 거래를 마쳤다.
● FOMC에 쏠린 눈..금리 인하는 대체 언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모인 연준 인사들이 두 달 만에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는 사실상 '0'에 가깝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 기준 3월 금리 동결 확률은 99%, 5월 회의도 인하 기대는 4% 이하에 머문다.
무디스, 블랙록을 비롯한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은 공통적으로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돌아가고 있다는 몇 가디 데이터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블랙록의 글로멀 채권 최고투자책임자인 릭 라이더도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서 연준 인사들은 금리인하를 경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성명서보다 지난해 12월 이후 분기 마다 공개하는 경제 전망 요약(SEP)과 금리 향방에 대한 점도표에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투표권 유무와 관계없이 19명의 연준 이산들이 올해말과 2026년까지의 금리 기대치를 표기한 점도표는 지난 집계에서 올해 세 차례, 내년 네 차례, 2026년 세 차례 추가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현재 월가에서 전망하는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은 6월, 연내 금리 인하 회수는 세 차례로 좁혀져 있다. 이에 대해 씨티그룹의 앤드류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점도표에서 매파적인 성향인 위원들이 두 명 이상 늘어날 경우 중앙값이 25bp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이번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와 별개로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7조 5천억 달러에 달하는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350억 달러의 모기지 담보부증권의 만기를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소거하고 있다.
● 대거 차익실현…비트코인 ETF에서 이달 첫 순유출
지난주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비트코인이 이틀째 조정을 이어갔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 대비 5.21% 내린 6만 4천 달러선에 거래됐다. 이는 최고가인 7만 3천달러선 대비 약 10% 가량 하락했다.
비트코인은 상장지수펀드 가운데 현물 암호화폐를 가장 많이 보유한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트러스트(GBTC)의 매도세와 거래소인 비트캑스의 차익실현성 자금 유출 여파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GBTC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약 6억 4,300만 달러에 달하고, 이로 인해 블랙록 IBIT을 포함한 상장지수펀드 전체 순자산에서 이달들어 첫 순유출을 기록했다. 또한 비트맥스 거래소에서 순간적으로 8,900달러선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등 가격이 급변하기도 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 따르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9,245개를 약 6억 2,300만 달러에 추가 매입했다. 이 회사는 이달들어 전환 사채로 조달한 5억 9,230만 달러 등을 동원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한 바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현재 약 21만 4,246개, 약 135억 달러 어치에 달한다.
● 하루 만에 상승 전환 엔비디아…AMD는 날벼락
인공지능 테마를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는 전날 급락을 딛고 하루 만에 상승 전환했다. 엔비디아는 이날 종가 기준 1.07% 오른 주당 893달러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전날 새너제이에서 열린 GTC 컨퍼런스를 통해 차세대 GPU 아키텍처인 '블랙웰'을 공개한 엔비디아는 이틀째인 이날 애널리스트 등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해당 제품의 출하가 연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인 콜레트 크레스는 "올해 말 선적을 시작할 것"이라며 시장의 기대를 되살렸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 역시 "엔비디아는 반도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이 가속 컴퓨팅을 업그레이드하는 시장이 연 2,500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해당 시장은 매년 25%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날 호퍼 아키텍처의 후속은 블랙웰 B100, B200, GB200 등을 공개했다. GPU 한 쌍과 Arm 기반 그레이스 CPU를 붙여 연산 속도와 전력 효율을 끌어올린 혁신적 제품이다. 내장 트랜지스터는 2,080억 개, 대규모 언어모델 훈련에 필요한 파라미터는 최대 10조 개로 현재 약 1조 개로 추산되는 GPT-4 훈련 이상을 소화할 성능을 하나에 집약했다.
모건스탠리의 조셉 무어 애널리스트는 "큰 놀라움은 없지만 블랙웰 제품군이 다시 기준을 높여줄 것으로 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JP모건의 할렌 서 애널리스트 역시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제품 세분화를 통한 차별화로 반도체, 플랫폼에서 경쟁사보다 1~2단계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GTC컨퍼런스 직전 뱅크오브아메리카, 트루이스트 파이낸셜 등의 목표주가 1,100달러 이상 상향과 달리 이들 투자은행은 각각 975달러와 850달러로 보수적인 가격을 그대로 유지했다.
엔비디아의 공격적인 제품 출시로 인해 이날 AMD는 하루 만에 4.8% 급락했고, 인텔도 1% 넘게 하락했다. 골드만삭스는 "데이터 센터 가속기 점유율 확대를 위해 혁신 주기를 따라잡아야만 한다"고 우려했다.
개별 종목 가운데 이날 TSMC의 미국 상장 주식 가격도 1.3% 내렸고, 마벨 테크놀로지가 3% 넘게 조정 받는 등 반도체주 전반적인 투자 심리는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한편 이날 채권금리는 전날 일본은행의 17년만에 이뤄진 기준금리 인상에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 속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4.7bp내린 4.293%에 그쳤다.
원자재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 4월 인도분은 전날에 이어 0.7% 오른 배럴당 83.3달러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금값은 FOMC불확실성으로 인해 0.12% 내린 온스당 2,16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