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경기둔화 우려에 전산오류 소동까지 겹치면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원래 가격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99% 폭락으로 표시돼 거래가 한동안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3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5.29포인트(0.30%) 하락한 3만8571.0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89포인트(0.11%) 오른 5283.4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93.65포인트(0.65%) 상승한 1만6828.67에 장을 마감했다.
경제지표는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S&P글로벌이 이날 발표한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달(5월) 51.3을 기록해 직전월 50.0 대비 올랐다. 제조업 PMI는 기업 구매관리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을 기반으로 제조업 경기를 지수화한 수치로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 추세에 있다는 의미다.
반면 미국 5월 공급관리협회(ISM)가 조사한 제조업 PMI는 48.7로 전월 49.7에서 더 둔화됐다. 시장은 5월 49.6으로 전월보다 지수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더 둔화했다. 특히 신규 주문지수는 전월보다 3.7p 떨어진 45.4로 지난 1년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건설 지출 분야 지표는 ISM의 하락 데이터를 쫓았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4월 건설지출이 전월보다 0.1% 감소한 2조1000억달러(약 2700조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가의 전망치 0.2% 상승을 밑도는 수치다. 건설지출은 미국 정부와 기업이 주택이나 고속도로 등 건설 프로젝트에 지출하는 금액을 나타낸다.
이 같은 전망에 국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기준금리 변동 전망을 민감하게 반영하는 2년물 국채수익률은 7.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891%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401%로 11.1bp 내리며 4.5% 아래로 떨어졌다.
뉴욕증시에선 장 초반 시세 표시 오류로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산망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하면서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주가가 99% 넘게 폭락한 것으로 표시되는 등 일부 주식의 주가가 잘못 표출됐다.
버크셔 A주의 가격은 현지시간 오전 9시50분쯤 이후부터 약 2시간 동안 전산 오류로 185.10달러라고 표시됐다. 직전 거래일(지난달 31일) 종가가 주당 62만7400달러였던 점을 고려하면 직전 종가 대비 99.97% 낮은 가격이었던 셈이다.
뉴욕증권거래소는 가격 오류 사태 이후 버크셔 A주 거래를 즉각 중단했고, 오전 11시45분 이후 버크셔 A주의 거래를 정상적으로 재개했다. 이날 버크셔 A주는 0.6% 상승 마감했다. 분할 상장한 버크셔 B주 주가는 같은 시간대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뉴욕증시에서 버크셔 A주 외 금 채굴업체 바릭골드, 원전설계업체 뉴스케일 파워 등 일부 종목에서 이와 유사한 가격 오류가 나타나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다만 이들 개별 종목의 거래 중단 외에 이날 주식 시장은 전산 오류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뉴욕증권거래소는 "실시간 거래·호가정보 감독기구(CTA)에서 발표하는 가격 범위에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해 NYSE에 상장된 복수 종목의 거래 중단을 촉발했다"며 "현재 모든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4.9% 뛰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컴퓨텍스 2024' 개막을 앞두고 차세대 AI 그래픽 처리장치(GPU) '루빈'을 공개하며, 2026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2년 주기로 새로운 아키텍처를 도입해 온 엔비디아는 또 신제품 출시 주기를 기존의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한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7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77달러(3.60%) 내린 배럴당 74.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8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2.75달러(3.4%) 하락한 배럴당 78.36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