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술주 M7 25% 상승할 때
노보노디스크·ASML·LVMH 등
유럽 F5 올들어 32% 급등
AI 사업에 집중된 M7와 달리
비만치료제·럭셔리 등 사업 다양
노보 노디스크. 사진=연합뉴스글로벌 증시의 상승을 견인할 선수 교체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기술주 위주 ‘매그니피센트 7(M7)’ 보다 유럽 우량주를 선별한 ‘판타스틱 5(F5)’의 향후 주가 상승 동력이 더 클 것이란 평가다.
9일 월가의 소른버그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포트폴리오 매니저를 맡고 있는 니콜라스 앤더슨 전무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제 M7은 잊고, 유럽의 F5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5는 유럽 증시의 대표 우량주인 노보 노디스크(덴마크), ASML(네덜란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프랑스), 아스트라제네카(영국), SAP(독일)를 뜻한다. 이 기업들은 각국의 시가총액 1위 대장주이기도 하다.
실제 F5의 성과는 M7을 넘어섰다. 소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을 기준으로 직전 9개 분기 동안 F5로 구성한 포트폴리오의 주가 상승률은 32%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M7(25%)을 능가한다.
노보 노디스크, ASML의 주가가 올해 들어 각각 39.62%, 44.14% 상승하면서 F5 그룹의 성과를 끌어올렸다. LVMH(5.49%), 아스트라제네카(16.7%), SAP(24.87%)도 준수한 성과를 보였다.
소른버그는 향후 F5의 순이익 성장률도 M7을 능가할 것이라고 봤다. 올해 1분기 말 컨센서스(추정치)를 기준으로, F5의 2027년까지 순이익 성장률은 18%로 같은 기간 M7 수치(14%)를 상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인공지능(AI) 테마에만 집중된 M7 대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F5의 실적 탄력성이 높을 것이란 판단이다. 사업 다각화는 시장이 조정을 겪을 때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다지는 역할을 한다.
앤더슨 전무는 “시장은 미래지향적”이라며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에서의 선점자 우위, 최첨단 장비에 대한 수요 급증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CNBC는 “AI에 대한 과대 광고 속에서 성장주에 투자하는 덜 위험한 투자 방법의 답이 해외(유럽)에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지적대로 이들 종목들은 최근 실적 성장에 대한 컨센서스 추정치가 상향되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특히 F5의 지역별 매출액이 미국 33%, 유럽 23% 등 분산된 점이 강점으로 손꼽힌다. M7은 미국 시장 집중도가 50%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위고비’ 출시로 미국의 일라이 릴리와 함께 시장을 선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위고비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660억 덴마크크로네로 종전 시장 컨센서스(610억 크로네) 대비 상향됐다.
ASML. 사진=연합뉴스ASML은 반도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시장을 장악한 업체로 경제적 해자가 크다. AI칩에 대한 수요 확대로 반도체 공정 난도가 높아지면서, ASML의 독점적 지위에 대한 시장의 프리미엄이 커지고 있다.
LVMH는 루이비통, 크리스찬 디올,지방시, 불가리 등 명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도 슈퍼리치(고액 자산가)의 구매력 확대로 명품 기업들의 실적 성장성은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항암제 시장에서 분기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하며 성장을 지속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 목표 매출액을 지난해 대비 75% 급증한 800억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기업들의 AI 서비스에 대한 개발 수요가 늘면서, SAP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 성장 여력도 주목된다. 앞서 SAP는 2024년 매출증가율 가이던스로 8~10% 제시했는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최대 2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