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치·전월 수치 모두 하회
S&P 500·나스닥, 또 역대 최고치
금리 인하 베팅 확대…Fed 쿠글러 "연내 인하 신호"미국 소매판매가 지난달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미국인들의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이어 소매판매까지 전망치를 하회하며 미 경제 둔화 시그널이 확인되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출처=신화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5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0.3%)를 밑도는 속도로 소비가 늘어났다. 4월 수치(-0.2%) 보다는 증가율이 높았다. 4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종전 0%에서 -0.2%로 하향됐다.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1% 증가했다. 전문가 예상치(0.4%) 보다는 낮았지만 4월(-0.3% 감소) 보다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매판매 13개 항목 중 5개 품목에서 하락세가 확인됐다. 주유소(-2.2%), 가구(-1.1%), 건축자재·정원장비·공급업체 딜러(-0.8%), 식당·주점(-0.4%) 등에서 소비가 감소했다. 반면 스포츠용품·음반·서점(2.8%), 자동차·부품 딜러(0.8%), 전자상거래(0.8%) 등에서는 소비가 늘었다.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실물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버팀목으로 종합적인 경기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지난달 소비지출이 예상보다 느린 속도로 증가하면서 최근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등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 흐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Fed 내부에서는 미국의 소비지출 둔화로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발언도 나왔다. 아드리아나 쿠글러 Fed 이사는 이날 미국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주최 행사에 참석해 "오랫동안 기대했던 소비지출 둔화는 (금리인하가) 마침내 우리에게 닥칠 수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며 "경제가 예상대로 진전된다면 올해 하반기 어느 시점에 (통화) 완화적 정책을 취하는 것이 적절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소매판매 지표 발표 후 투자자들은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늘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을 67.7% 반영 중이다. 전날 61.5%에서 상승했다. 11월 0.25%포인트 이상 내릴 가능성은 전날 75.6%에서 79.8%로 높아졌다.
미 국채 금리 역시 하락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4bp(1bp=0.01%포인트) 내린 4.71%,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bp 밀린 4.24%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소매판매 증가율이 예상을 하회하며 경기 둔화 시그널이 확인되자 이날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15% 상승한 3만8834.8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25% 오른 5487.03, 나스닥지수는 0.03% 상승한 1만7862.23에 거래를 마쳐 올 들어 각각 31번째, 20번째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