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럭셔리 스니커즈 브랜드 '골든구스'가 밀라노 증시 상장 계획을 돌연 연기하기로 했다. 최근 유럽 내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며 시장 불안이 확인된 데 따른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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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구스 소유주인 사모펀드 퍼미라는 1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퍼미라 측은 "이달 유럽의회 선거 이후 시장 상황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프랑스 조기 총선이 소집되면서 밀라노 상장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기 결정은 19일 공모가 확정 발표 직전에 내려졌다. 한 소식통은 주요 외신에 "하루 종일 열띤 논의 끝에 최종 (연기) 결정됐다"면서 "공모가 걱정보다는 IPO 이후 시장에서 평가절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당초 골든구스의 주식은 오는 21일부터 거래될 예정이었다"면서 "공모가는 주당 9.75유로로, 시장 범위 하단"이라고 보도했다.
유럽에서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층 커진 상태다.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세력의 약진이 확인된 데 이어, 프랑스가 조기 총선을 치르기로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도 프랑스에서 극우정당 또는 강경 좌파연합이 의회 권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에 증시 하락세 등이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해외 투자자는 "모든 징후가 유럽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라고 말하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이 (IPO에) 냉담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3년전 영국 런던 증시에 부츠브랜드 닥터마틴을 상장했다가 주가 급락 상황에 처했던 퍼미라로서도 골든구스 상장에 위험 부담을 낮추고자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골든구스는 이번 IPO를 통해 약 6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방침이었다. 시장가치는 20억유로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됐었다. IPO를 앞두고 지난주 인베스코는 1억유로를 투자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신발 한 켤레당 가격이 약 500유로에 달하는 고급 스니커즈 브랜드인 골든구스는 테일러 스위프트 등의 스타들이 즐겨 신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 세계 럭셔리 부문의 판매가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골든구스는 지난 1분기 매출이 12% 증가했다고 발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