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나 주가 올해 178% 급등
중고차 호실적 기대에 목표가 상향
신차는 하반기 판매 감소 전망에
포드·GM 등 목표주가 하향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주요 투자사들이 완성차 기업들 목표 주가를 하향하고 중고차 기업 목표 주가 높이기에 나섰다. 미국 3대 완성차 기업인 제네럴모터스(GM), 포드 , 스텔란티스 실적 기대가 줄어든 반면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카바나는 비대면 판매 인기와 탄탄한 소비 수요 덕에 기록적인 실적이 따를 것으로 예고해 대비된다.
지난 9일(현지시간) 기준 뉴욕증시에서 카바나 주가는 올해 연중 약 178% 뛰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타고 주가가 뛰었던 반도체 간판기업 엔비디아가 올 들어 약 117% 오른 것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다.
카바나 주가도 최근 미국 증시 조정 영향을 받았지만 완성차 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낙폭이 덜했다. 중고차 기업인 카바나는 지난달 17일 이후 이달 9일까지 주가가 6% 떨어졌고 또 다른 중고차 판매업체 카맥스는 10%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포드(-30%)나 스텔란티스(-24%), 테슬라(-22%), GM(-13%) 등 완성차 기업들은 더 큰 낙폭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은 미국 주식시장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미국 경기 침체 압박 등이 겹친 탓에 전반적으로 급락했지만 중고차 업체의 경우 완성차 기업들보다 매출 타격이 덜할 것이라는 판단이 흘러든 결과다.
모건스탠리는 8월 보고서를 통해 카바나 12개월 목표가를 기존 75달러에서 110달러로 높였다.
팩트셋 등 집계를 보면 최소 8곳 주요 투자사들이 회사 목표가를 높였으며 이 중 JMP증권은 카바나 목표가를 200달러로 상향했다. 8일 종가 대비 50%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본 셈이다.
이달 1일 카바나는 시장 기대치를 넘는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2024 회계연도에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의 영업 이익인 에비타(EBITDA)가 10억~12억달러일 것이라고 제시했다. 예상대로라면 작년(3억3900만달러) 대비 약 3배 불어난 수준이다. 카바나는 지난 2022년 파산 위기에 내몰려 주가가 곤두박질친 후 2년 간의 구조조정을 거쳤다.
투자사들은 공통적으로 카바나 비용 절감 노력에 따라 수익성이 높아졌다는 점과 중고차 온라인 판매 수요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목표가 상향 근거로 들었다.
오는 9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는 전망에 따라 중고차 대출 이자율이 하락할 것이고 최근 중고차 도매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에 경기 침체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자동차 시장 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도 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올해 하반기 미국 내 신차 판매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찰리 체스브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보고서를 통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미국 자동차 산업 불확실성이 커지며 하반기 신차 판매량이 둔화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몇 달 동안은 상반기 판매 속도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며 약간의 약세를 예상한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이달 7일 제프리스 증권은 스텔란티스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하고 목표가도 27.30달러에서 16.44달러로 낮췄다. 앞서 5일 노무라 증권은 GM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지난 달 말에는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가 포드 목표가를 각각 12달러와 16달러로 낮춘 바 있다.
스텔란티스는 작년 인원 감축에 이어 수익성 추가 확보를 이유로 올해 남은 기간에도 희망퇴직을 단행한다고 지난 달 말 밝혔다.
포드 주가는 전기차 사업 부진 등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탓에 같은 달 24일 실적 발표 이후 현재까지 주가가 30% 가까이 하락했다.
포드 보다 하루 앞서 GM은 올해 2분기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지만 자동차 시장 전반적으로 판매 증가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투자 판단이 나오면서 현재까지 주가가 14% 가까이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