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폭락했던 뉴욕 증시는 고용 시장 냉각 신호가 나온 와중 혼조세로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반등에 실패했지만 일부 테크주는 상승했고,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한 듯 WTI 유가는 올해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70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미국 뉴욕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업무를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8.04포인트(0.09%) 오른 4만974.9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86포인트(0.16%) 내린 5520.07, 나스닥종합지수는 52.00포인트(0.30%) 하락한 1만7084.30에 거래를 마쳤다.
8월 5일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던 전날과 비교해서는 안정된 모습이다. 전날 9.5% 급락했던 엔비디아는 1.66% 내렸다. 애플이 0.86%, 마이크로소프트(MS)가 0.13%, 알파벳(구글)이 0.5%, 아마존이 1.66% 내린 가운데 테슬라는 4.18% 상승했고, 메타도 0.19% 소폭 올랐다. 주요 반도체주식도 반등했다. AMD는 2.87%, 퀄컴이 1.28%, 브로드컴이 0.87%, TSMC가 0.24%, 마이크론이 0.8% 상승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25% 올랐다.
시장 전반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돌고 있다. 부진한 고용 지표가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계절조정 기준 구인은 767만3000건으로 전월 791만 건보다 23만7000건 줄었다. 코로나19 펜데믹 와중이던 2021년 1월 이후 최저다. 반면 해고는 전월 156만 건에서 176만2000건으로 늘어 노동시장이 위축되고 있음을 드러냈다.
고용 지표 발표는 이번주 내내 이어진다. 하루 뒤인 5일에는 미국 ADP 민간 고용 보고서와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공개되고, 6일에는 미국 8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된다. 새 지표들이 고용 시장 축소를 나타낸다면 경기가 이미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더욱 힘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빅컷’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9월에 금리를 50bp 인하할 확률은 45%로 전날 38%에서 7%포인트 급등했다.
월가는 관망 태세에 접어들었다. 이달 미 증시가 최대 10% 하락한다는 전망하에 매도 또는 저가매수 기회를 바라보는 중이다. 트루이스트의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 키스 러너는 "투자자들은 불안해하고 있어 확신이 없는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며 “고용보고서 발표까지는 주가가 버티는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0.60포인트(2.90%) 오른 21.32를 기록했다. 유가는 더욱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14달러(1.62%) 하락한 배럴당 69.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70달러를 하회했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 가격은 1.05달러(1.42%) 떨어진 72.70달러로 마감했다. 역시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