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오는 19~20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앞둔 가운데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직전 회의인 7월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한 뒤 대규모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으로 전 세계 증시가 들썩인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 인하를 준비하고 있고,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다음 금리 인상 시점으로 올해 12월을 점치고 있다.
지난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은 고려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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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금리를 올리면 자민당 총재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BOJ가 이 시점에서 결단을 내릴 리가 없고, 정부 역시 용인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자민당 총재 선거는 오는 27일 투·개표를 한다.
금융정보업체 퀵(QUICK)의 8월 채권 월차 조사에서도 금리 인상 시기를 9월로 예상한 채권 시장 관계자 비율은 전체의 1%가량으로 매우 적게 나타났다. 인상 시점으로 응답자의 48%는 올해 12월을, 32%는 내년 1월을 꼽았다.
지난 13일 블룸버그 통신은 경제학자 5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약 53%가 BOJ가 12월에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9월 금리 인상을 예상한 응답자는 한 명도 없었다. 위험 시나리오에서는 응답자의 53%가 금리가 오르는 가장 빠른 시점이 10월이라고 예상했다.
아다치 마사미치 UBS증권 일본 수석 경제학자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7월 금리 인상과 시장 폭락의 영향을 분별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Fed가 9월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란 예상도 BOJ가 쉽게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이유다. 응답자의 56%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BOJ의 금리 경로에 잠재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경제학자 대다수가 지난 7월 31일 금리 인상 이후 엔 캐리트레이드 청산으로 전 세계 증시가 폭락했지만 BOJ를 정상화 경로에서 벗어나게 할 만큼 놀라게 하지는 않았다고 본다고 블룸버그는 밝혔다.
BOJ 당국자들은 최근 기준 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할 방침을 여러 차례 밝혔다.
지난 12일 다무라 나오키 BOJ 심의위원은 경제·물가 동향이 전망에 부합할 경우 정책금리에 대해 "적어도 1% 정도까지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나카가와 준코 BOJ 심의위원은 지난 11일 경제·물가가 안정적으로 오를 경우를 가정해 금융 완화 정도를 조정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