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둔 17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소비 지표 호조에도 혼조세를 보이며 보합 마감했다. 금리 인하 폭을 확인하기 전 까지는 섣부르게 움직이지 않겠다는 투자자 심리가 반영된 결과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4% 내린 4만1606.1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03% 오른 5634.58, 나스닥종합지수는 0.2% 상승한 1만7628.06를 기록했다.
변동폭은 미미하지만 S&P500과 다우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8월 미국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지운 덕이다. 계절조정 기준 8월 소매판매는 지난달보다 0.1% 늘어난 7108억 달러로 0.2% 감소를 예상하던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8월 산업생산 또한 계절조정 기준 지난달 대비 0.8% 증가해 시장이 예상하던 0.2%를 상회했다.
경기를 지탱하는 소비, 생산 흐름이 여전히 나쁘지 않다는 점이 확인된 덕에 장중 주가는 상승했으나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상승폭을 반납해 결국 보합 마감하는 데 그쳤다. 이날부터 시작된 FOMC 회의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나 다름 없으나, 시장이 기대하는 0.5%포인트 인하 ‘빅컷’ 대신 0.25%포인트를 내리는 데 그칠 경우 실망감이 커질 수 있는 탓이다.
투자자들은 빅컷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지우지 않는 중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65%,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35%로 보고 있다.
빅컷이 이뤄진다 해도 시장 우려를 완전히 지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아담 턴퀴스트 LPL파이낸셜 수석 기술적 전략가는 “0.5%포인트 금리인하는 고용시장에 대한 연준의 시각을 더 낮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시장에 우려를 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FOMC 이후 변동성은 강화될 전망이다.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이날 2.74% 오른 17.61을 기록했다.
금리 인하 전망에 유가는 상승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1.57% 오른 배럴당 71.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브렌트유 11월 인도분은 1.31% 올라 배럴당 73.70달러에 마감했다. 금리가 내려가면 화폐가치가 하락하고 소득이 증가해 원유 수요가 강해지는 게 보통이다.
가상화폐 가격도 오르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전 11시 53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5.25% 상승한 6만163달러를 기록하며 6만 달러를 재회복했다. 이더리움도 3.9% 오른 2382달러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