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중심으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은 다소 줄었으나, 미국의 향후 금리 인하 경로가 다소 완만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환율 상승 압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12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428.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1.6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32.2원, 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2.5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새벽 2시 마감가는 1430.9원이다.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1432.2원)보다는 1.3원 내렸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안도감에 환율이 오름폭을 축소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7%로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2.7%)와 같았다. 전월 대비로는 0.3% 올랐다. 역시 시장 예상치(0.3%)에 부합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변동성이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도 예상에 부합했다. 11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3% 각각 올랐다.
시장은 일단 인플레이션이 심각히 악화된 것은 아닌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7~18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25bp(1bp=0.01%포인트) 추가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다음 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확률은 98.6%,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1.4%로 반영됐다.
다만 내년에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상치에 부합한 결과이지만, 한때 전년동월 대비 2.4%까지 떨어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두 달간 반등하며 하방 경직적인 모습이다.
물가 서프라이즈는 없었으나 내년 연준 금리 인하 경로가 보다 완만해진 영향에 달러는 강세다. 달러인덱스는 11일(현지시간) 오후 6시 25분 기준 106.60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6 초반대에서 중반대로 오른 것이다.
아시아 통화는 약세다. 달러·엔 환율은 152엔대, 달러·위안 환율은 7.27위안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위협에 맞서기 위해 달러당 7.5위안까지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수도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자, 위안화는 약세를 나타냈다. 로이터는 중국의 최고 지도자와 정책 입안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2기에서 무역 관세 인상에 대비해 내년 위안화 약세를 허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엔화는 다음주 금리 인상을 미룬다고 해도 큰 비용이 수반되지 않는다는 일본은행(BOJ) 인사의 발언에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글로벌 달러 강세와 주요 아시아 통화 약세를 반영하며 환율은 상승 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장중 정국 불안이 가중되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환율 상승 속도는 가팔라질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연일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환율 상단에서는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을 보고한다. 민주당은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은 예정대로 14일 오후 5시 본회의에서 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