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코스피, 2700선 붕괴...외국인·기관 1.1조 순매도에 70포인트 급락]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719.53)보다 2.60%(70.73포인트) 내린 2648.80에 장을 마감한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2.02.24.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의 포화 소리가 울리며 코스피 지수가 70포인트 급락하며 2650선 아래로 수직 추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합세해 1조1700억원 어치 주식을 던졌고 하루만에 한국증시 시가총액은 약 68조원 증발했다.
2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하면서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70.73포인트(2.60%) 내린 2648.80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6886억원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기관이 4863억원을 순매도하며 가세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받아낸 것은 개인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규모의 1조1144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하락을 방어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9.12포인트(3.32%) 하락한 848.21에 마감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이 1558억원, 172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만 1746억원 순매수였다. 코스피에서는 시가총액 55조2400억원, 코스닥에서는12조6940억원이 증발하며 코스피·코스닥 합산 67조9340억원이 하루만에 사라졌다.
이날 미국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TV연설에서 돈바스의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이 우크라이나 정보군 격퇴를 위한 도움을 요청했단 사실을 언급하며 해당 지역에 특별 군사작전을 승인했다. 전면전이 시작됐단 소식에 점심 시간 중 코스피 낙폭이 확대되기 시작했으며 2650선이 깨지며 70포인트 급락 마감했다.
외환시장도 혼란에 휩싸였다.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으로 약 2주 만에 다시 1200원을 돌파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오른 1202.4원에 마감했다. 120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7일 1200.7원을 기록한 뒤 13거래일 만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예상했던 국지전이 아닌 전면전을 개시하며 주식시장은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러시아가 군사행동을 단행한 상황에서 미국이 경제제재 외에 적극적인 저지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이런 상황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을 자극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면서 주식시장에 '도미노 악재'가 될 거란 분석이 제기된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일방적 우세를 보였던 이라크 전쟁 당시와 달리 복합적"이라며 "지금은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안해 코스피 지수의 빠른 반등을 단기에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채권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일 종가대비 9.1bp(0.091%포인트) 내린 2.226%에 마감했다. 국고채 5년물은 2.423%로 9.9bp, 10년물은 2.624%로 9.8bp 내렸다. 2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었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동반 하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는 22일 대비 478.79포인트(1.81%) 급락한 2만5970.82로 폐장했다. 1년 3개월만에 최저치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1.7% 내린 3429.96에 마쳤다. 홍콩H지수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3.35% 급락 중이다.
한편 유가와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급등했다. 24일 오후 시카고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7년여 만에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안전자산인 금에도 매수세가 몰리면서 금 현물 가격은 2.1% 상승한 1949달러를 기록했다. 2021년 1월 이후 최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