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연이틀 오른 국내 증시가 9일 미국 증시 혼조세와 금리인하 불확실성에도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세를 지켜낼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0.69포인트(0.39%) 오른 2,745.05로 장을 마쳤다.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방향을 탐색하다 장 막판 강세로 전환한 결과다. 코스피 종가가 2,740대에 오른 것은 지난달 4일(2,741.78) 이후 한 달여만이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거나 인상될 수도 있다는 매파적 전망이 불거지면서 미국 증시가 혼조세를 보인 가운데도 외국인이 7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하며 하단을 지지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952억원,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 8천3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둘을 합쳐 하루 만에 1조원 넘게 쓸어 담은 셈이다.
개인은 차익실현 심리가 우세해지면서 4천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어린이날 연휴 직후인 8일 2% 넘게 반등한 데 이어 2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타면서 올해 코스피 연고점인 2,779.40(3월 26일·종가 기준 2,757.09)에 바짝 다가섰다.
그러나 간밤 미국과 글로벌 증시 상황은 지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간밤 뉴욕 증시는 미국 연준의 올해 금리인하 경로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면서 연이틀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2.13포인트(0.44%) 상승한 39,056.39에 거래를 마쳤다.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올해 들어 최장기간 상승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03포인트(0.00%), 29.80포인트(0.18%) 내려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뉴욕증시를 지탱하던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세는 누그러졌다.
최근 큰 폭 상승세를 이어오던 엔비디아(-0.16%)는 소폭 하락했다. 아마존닷컴과 알파벳A도 각각 0.4%, 1.09% 내렸다.
테슬라는 1.74% 하락했다. 최근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섰음에도 중국 시장에서 4월 판매가 직전월보다 30%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은 2.2%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반도체 등을 수출하는 일부 기업에 대한 수출 면허를 취소한 영향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외국인이 이날도 강력한 순매수세를 이어갈지 여부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 유입 지속 이유로는 국내 증시에 대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이 높다는 점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중심으로 올해 추정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풍부한 유동성 속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며 "양적·질적 모멘텀이 높은 산업 및 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차별적 선택'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옵션만기일 도래에 따른 장 후반 변동성 확대도 주요 변수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2,700선 안착에 성공하며 하단을 확보한 가운데 개별 이슈에 따른 순환매 장세가 이어지다가, 장 후반 옵션 만기일 영향으로 변동성 확대가 예상된다"고 짚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옵션 만기일로 7거래일 지속돼온 외국인 순매수세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