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긴축·인플레 우려 지속···中 봉쇄 이슈 영향
17일 美 4월 소매판매 지수 등 연준 위원 '입' 주목
NH투자 "이번주 코스피 밴드 2500~2650 예상"
"안전자산·성장주 위주로 투자비중 확대할 필요"[서울경제]
지난주 초반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가까스로 2600대를 회복했지만, 이번주도 변동성 장세가 펼쳐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500~2650 포인트로 제시했다.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화면에 코스피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4.16포인트(2.12%) 오른 2604.24로 4거래일 만에 2600선을 회복하며 상승 마감했다. 연합뉴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지난주 6일 종가(2644.51) 대비 76.33포인트(1.52%) 떨어진 2604.24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2610선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19일 이후 무려 1년 반 만에 최저치(2546.80)를 기록하기도 했다. 13일 나스닥 지수의 반등과 가상화폐의 충격을 시장이 흡수하면서 반발매수세가 유입돼 2600대를 사수했지만,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재료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불안한 2600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주 외국인은 9026억 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07억 원, 6748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에선 개인과 외국인은 499억 원, 1377억 원을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1603억 원 내다팔며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16~20일)에도 전주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데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이 긴축 정책 기조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및 봉쇄 조치 등 매크로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증시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4월 생산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11.0% 상승하며 예상치 10.7%를 웃돌았다"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의 경우 전년대비 8.8% 상승하며 예상치 8.9%에 소폭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의 정점 통과 신호가 일부 확인됐지만,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500~2650 포인트로 제시했다.
기준 금리 인상 기자회견하는 파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 의장.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번주 발표될 미국과 중국의 실물 경제 지표에 관심이 모인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높은 물가에 대한 우려 대비 소비 위축 강도가 크지 않다고 해석된다면 위축된 투자 심리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완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진정,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일단락 등이 코스피 반등의 트리거"라며 "이 가운데 중국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전망이 어려운 영역인 만큼 미국 연준의 긴축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중국의 4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도 오는 16일 발표될 예정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을 유발하고 있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상황도 주목해야 할 이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매크로 불확실성 지속시 이익 훼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미국 물가 지표가 발표됐고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내 봉쇄 상황 개선 여부가 주요 변수로 판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안전자산과 성장주 위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문 연구원은 "낮은 변동성 갖춘 고배당, 이익 안정성 담보할 수 있는 에너지, 경기소비재, 산업재, 성장주(IT, 헬스케어, ESG, 전기차&2차전지,우주항공, 메타버스)는 중기적 관점에서 상반기 가격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주가지수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연구원은 "1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는데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5배로 과거 장기 평균치(10.1배)를 하회하고 있어, 가격 매력이 커졌다고 본다"며 "특히 성장주들의 가격 부담이 과거보다 많이 줄어든 만큼, 시장의 하방 경직성이 점차 강화될 수 있는 구간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