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PCE 둔화에 美주요지수 7~8주만에 주간 반등
중국 경기 반등·달러화 약세 등 긍정적 신호도 감지
한달째 2600선 코스피···바닥 다지고 반등 기대감↑
"인플레·경기둔화 우려 여전해 강한 반등은 어려워"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60포인트(0.98%) 오른 2,638.0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2.54p(0.29%) 오른 873.97, 원·달러 환율은 10.8원 내린 1,256.2원으로 마감했다. 사진은 명동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경제]
인플레이션 둔화 가능성에 미 뉴욕 증시가 강세로 마감하자 이번 주 국내 증시 역시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2600선에서 하방 지지력을 확인한 상황에서 그간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지수 상승을 이끌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을 지적하며, 인플레이션 및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발표될 경기 지표들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것을 조언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3포인트(0.05%) 오른 2639.29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2700선이 무너진 이후 약 1개월째 2500~2600선의 ‘박스피’를 오가며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역시 전주보다 6포인트 내린 873.97로 마감하며 약보합세를 기록했다.
지수는 답보하는 모습이지만, 증시 환경에선 조금씩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증시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에 조금씩 적응하고 있으며, 높은 수준으로 치솟던 물가 지표 역시 진정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실제 27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확산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6.3%로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전월(6.6%) 대비 하락했다. 이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1.7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이 각각 2.47%, 3.33%씩 급등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하락하며 90년 만에 최장기간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 주엔 6.2% 올랐다. S&P500지수와 나스닥도 각각 6.5%, 6.8% 상승하며 7주 연속 하락에 마침표를 찍었다.
/ 사진=AFP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번 주 국내외 각종 경기 지표의 발표가 예정돼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중국에선 경기를 짐작할 수 있는 5월 제조업·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미국에서는 ISM제조업지수와 고용보고서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1일 국내에서는 5월 수출입동향이 발표된다. 모두 전월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다면 증시 반등에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 압력을 자극했던 무역적자가 축소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중국의 경기도 반등이 기대된다”며 “이런 결과는 위안화·원화 강세 압력을 높이는 변화가 될 수 있으며 외국인 수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당분간 코스피 2600이 단기 지지선이자 중요 지지선이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동 지수대를 크게 하향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된다”며 “시장은 점차 악재보다는 호재에 민감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유럽이 긴축을 시작하면서 달러 강세가 꺾이고 있는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소다. 27일(현지 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19% 내린 101.6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비교한 달러화 가치를 의미한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자산매입프로그램 순매수가 3분기 초반 종료되고 7월에 금리를 인상해 3분기 말 마이너스 금리가 종식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독일과 라트비아 중앙은행 총재로 금리 빅스텝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달러 강세가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달러화 추가 강세 압력이 누그러질 경우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 부담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둔화 우려에 대한 경계심이 남아있는 만큼 주식시장의 급격한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외국인투자가들의 매도규모는 최근 들어 확연히 줄었지만,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도 지적됐다. 이번 주 코스피 밴드로 2550~2670선을 제시한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 우려에 큰 관심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여타 경제지표보다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6월 10일)를 통해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당분간 강한 시장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상대적으로 많이 하락한 종목 중에서도 모멘텀이 있는 종목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바닥을 확인한 모습이지만, 취약한 투자 심리는 계속되고 있어 가격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시장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으로 자동차·운송, 성장성이 명확한 업종으로 2차전지 및 소재를 꼽으며 “성장에 대한 그림이 명확하거나, 싸지만 반전의 모멘텀이 있는 종목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