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 거래일 미국 증시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45.99포인트(0.46%) 오른 3만1656.42에,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1.85포인트(0.30%) 상승한 3966.85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1.08포인트(0.26%) 내린 1만1785.13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긴축 경계감이 지속됐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로부터 인공지능(AI)용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 중단을 통보받은 엔비디아 등이 약세를 보였다. 때문에 장 초반 나스닥지수는 2%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반발 매수가 유입돼 낙폭을 축소했는데 이는 2일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 = 미국의 대량 해고자 수는 지난달 발표된 2만810건을 하회한 2만485건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3만7000건에서 23만2000건으로 감소하는 등 고용시장의 견조함을 보여줬다.
또 공급관리협회(ISM)는 미국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8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는 예상했던 52.0을 상회하는 등 미국 제조업 경기의 견고함을 시사했다.
결국 이러한 지표는 달러화 강세를 견인했고 영국과 유로존 침체 이슈 부각으로 인해 파운드화와 유로화의 약세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해 악재성 재료가 유입된 기술주 중심으로 주식시장은 하락하는 차별화를 보였다. 하지만 경제 지표 호전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를 완화했다는 점에서 반발 매수 요인이 됐다.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와 AMD에 대해 AI용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중단하라고 요구해 해당 종목이 하락했다. 또 반도체 관련 규제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9.2% 약세를 보여 하락을 주도했다.
아울러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쓰촨성 성도 청두시에 대해 봉쇄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 경기 침체 우려를 자극해 국제유가를 비롯해 상품선물 시장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고 여행·레저 업종 주가도 부진했다.
전일 미 증시에서 장 후반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을 축소했다. 이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92% 하락했지만, 후반 낙폭을 줄였고 마이크론의 경우 상승 전환하는 등 반발 매수 심리가 부각된 점도 우호적 요인이다.
또 달러 강세와 국채 금리 인상 요인이었지만 미 경제 지표가 견고함을 보였다는 것은 한국의 수출 증가 기대를 높인다는 점에서 투자 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를 감안하면 국내 증시는 0.5% 내외 상승 출발 후 반발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 달러 강세 등 미 증시 하락 요인이 이미 시장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일 하락을 주도했던 외국인 수급은 외환 시장 안정 등을 감안하면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전일 미 증시는 ISM 제조업 지수 호조로 인한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엔비디아발 악재, 중국 청두시 봉쇄조치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으로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장중 최근 급락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 기술적인 매수세가 유입돼 낙폭을 축소한 채 장을 마감했다.
잭슨홀 미팅 이후 연이은 주가 조정을 맞는 과정에서 시장 심리가 위축됐지만, 신규 악재성 재료만 추가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심리 상태만 놓고 봤을 때 주식 매도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긴 하지만 악재로서 주식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전일 돌발 악재인 대만의 중국 드론 격추, 중국 청두시 봉쇄, 미중 기술 갈등에 따른 급락이 과도했다는 인식 속에서 미 증시 급락세 진정, 원달러 환율 고점 기대감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중국향 AI 칩 판매 금지, 8월 한국의 반도체 수출 부진 등이 국내 반도체 업종에 부담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전일 국내 증시에 선반영된 측면이 존재하고 한국 수출 실적과 밀접한 미국 8월 ISM 신규주문 개선, 원화 및 달러 양 관점에서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 등이 외국인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 유인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