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내 증시는 전날 상승 마감한 미국 증시의 긍정적인 영향을 받겠지만서도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과 고강도 긴축 경계감 부담에 짓눌릴 것으로 보인다. 반발 매수세 유입으로 반등에 나서지만, 관망 심리도 짙어 이를 위축시킬 전망이다. 외국인 수급과 환율에 따라 등락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는 전날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반발 매수세로 소폭 올랐다. 1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0.12포인트(0.10%) 오른 3만1135.09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32포인트(0.34%) 상승한 3946.01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6.10포인트(0.74%) 반등한 1만1719.68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가 모두 오름세로 출발했으나 다우지수가 장 막판 0.7%가량 급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이 유지됐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마감 30분을 앞두고 최고 각각 0.5%, 0.2%가량 하락 반전했다. 그러나 30분 만에 나스닥지수는 0.7%가량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컸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그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 우려로 작용했다. 전날에는 3대 지수가 3%~5% 이상 급락하며 2020년 6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하기도 했으나,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점에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다. 장중에는 달러 약세 및 국채 금리 안정을 기반으로 상승폭을 확대하기도 했으나, 대형 기술주에 대한 규제 이슈가 부각되며 관련 기업들이 상승분을 반납하거나 하락 전환하자 주요 지수도 상승 반납했다. 그러나 장 마감을 앞두고 재차 반발 매수세 유입되며 결국 상승 마감(다우 +0.10%, 나스닥 +0.74%, S&P500 +0.34%, 러셀2000 +0.38%)했다.
이에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 여전히 높은 물가를 감안 단기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외환시장이 안정을 보였다는 점은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국 증시의 상승분 반납 원인 중 하나인 대형 기술주 관련 규제는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 이슈가 지속되며 단기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관련 이슈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발 매수 심리를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 증시는 0.3% 내외 상승 출발이 예상되나 적극적인 대응보다 관망 속 외국인 수급과 환율 변화에 따라 등락이 예상된다.
지난 13일 5%대 폭락을 했던 나스닥 등 미국 증시는 과매도 인식에 힘입어 반등에 나서면서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을 극복하려드는 것으로 보이지만, 고인플레이션 고착화 불안 및 Fed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은 쉽게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8월 CPI에 이어 14일 발표된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PPI)도 헤드라인 기준 8.7%를 기록하며 전월(9.8%) 및 예상치(8.8%)를 하회하는 등 미국 인플레이션이 하향 추세로 전환했다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코어 PPI(7.3%)가 전월(7.7%)에 비해 낮아졌으나 예상치(7.1%)를 상회했다는 점은 생산자물가 단에서도 인플레이션 고착화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모습이다.
결국 인플레이션 문제를 2단계로 나누어서 봤을 때, 일단 시장 참여자들은 지난 상반기 내내 실패로 돌아갔었던 1단계 관문인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은 6월 CPI를 기점으로 통과한 것으로 보인다(6월 9.1%→7월 8.5%→8월 8.3%). 피크아웃 성공은 현재 증시의 주가 복원력을 유지시켜주는 요인이자 지난 6월에 기록했던 증시의 연저점 테스트 가능성을 낮춰주는 요인이다. 앞으로의 관건은 2단계인 인플레이션의 유의미한 레벨 다운(4%대 진입)의 문제에 있으며, 8월 CPI 및 PPI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이를 달성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블룸버그 컨센서스상 4%대 진입시기는 내년 2분기)이다. 인플레이션 레벨 다운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관련 시그널들이 가시화돼야 Fed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돌발성 신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2단계 관문을 통과하기 전까지는 증시 상단이 제한되는 박스권 장세를 베이스 경로로 상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 전일 국내 증시는 CPI발 미국 증시 폭락 충격으로 장초반 2%대 급락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그전 거래일의 연휴기간 상승분 미 반영, 미 선물시장 상승 영향 등에 힘입어 낙폭을 축소한 채로 마감(코스피 -1.6%, 코스닥 -1.7%)했다. 금일에는 미국 증시 패닉셀링 진정 후 반등, 밸류에이션 상 진입 유인 확대 전망 등에 힘입어 반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전일 낙폭과대 성장주들을 중심으로 지수 반등을 견인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3.6%),니콜라(+6.8%) 등 전기차주들이 바이든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법안 관련 긍정적인 발언(ex: IRA 통과로 미국산 전기차 시장 점유율 3배 확대)이 동반 급등세를 연출했다는 점을 감안 시 국내 관련 밸류체인주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