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5월의 마지막 거래일인 31일 코스피는 악조건 속에 저가 매수세를 기반으로 일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에 밀려 1.56% 하락한 2,635.44로 장을 마쳤다. 지난달 25일(2,628.62)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치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천839억원, 기관은 4천484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도 5천596억원어치 매도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도 약세장이 이어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0% 내렸고 나스닥 지수도 1.08%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3거래일,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2거래일 연속 약세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3%로 당초 발표된 속보치(1.6%)보다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여기에 세일즈포스·콜스 등 대형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의 영향으로 급락한 영향도 지수에 반영됐다.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 AMD 등이 생산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동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간 지수를 방어하던 IT주들에 매도세가 몰렸다.
엔비디아가 3.77% 급락한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3.38%), 알파벳(-2.15%), 메타플랫폼스(-1.54%)도 내렸다.
주가가 올해 들어서만 130% 넘게 뛴 엔비디아에는 누적된 상승 피로감에 경계심리가 커지는 모습이다.
조쉬 브라운 리톨츠 웰스 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엔비디아 주식 열풍에 "너무 과도한 것처럼 보이기 시작했다"며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알파벳, 홈디포, 디즈니를 합친 것보다, 아마존과 월마트, 넷플릭스를 합친 것보다 크다고 지적했다.
매크로 환경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이날 국내 증시는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세로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강보합으로 출발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 장기채 수익률 하락과 이틀 연속 하락에 따른 저가 매수 심리 및 월말 윈도드레싱(결산기 수익률 관리) 등의 효과로 위축된 투자 심리를 일부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인 4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공개를 앞둔 데 따른 경계심도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120일 이동평균선 근방까지 하락한 상태로, 오늘 밤 미국 개인소비지출 결과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금리와 환율상승, 부진한 수급 등 시장환경이 녹록하지 않지만,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