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엔비디아 제품에 탑재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5일 국내 증시가 다시 상승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연간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칩 구매에 4∼5조원대 규모의 지출을 예상하면서 간밤 엔비디아(1.25%)는 상승 전환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찍으며 시가총액 2조8천600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20.24포인트(0.76%) 내린 2,662.10으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매도 우위로 전환하면서 지수를 끌어내렸고, 이차전지·제약 등 일부 업종에서 선별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삼성전자(-0.53%), SK하이닉스(-0.46%)를 비롯해 현대차(-2.26%), 기아(-1.41%)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약세를 보였다.
전날 국내 증시 마감 후에는 황 CEO가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이 제공한 HBM 반도체를 검사하고 있다"고 한 언급이 전해졌다.
그는 "삼성전자는 아직 어떤 인증 테스트에도 실패한 적이 없지만, 삼성 HBM 제품은 더 많은 엔지니어링 작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CEO는 삼성전자 HBM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소문에 대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과 협력하고 있으며 3사 모두 우리에게 메모리를 공급할 것"이라고도 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D램 시장 1위지만, 엔비디아에는 SK하이닉스가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국내 시가총액 1∼2위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황 CEO 발언에 삼성전자 시간외 주가가 4%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며 "높아진 경기 불확실성에도 '삼성전자-엔비디아' 콜라보 기대감은 증시에 우호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전날 시간외 거래에서 종가(7만5천300원) 대비 4.12%까지 오르다가 1천800원(2.39%) 상승한 7만7천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 모두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36%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15%, 0.17% 올랐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서 올해 4월 구인 건수가 전월 대비 29만6천건 감소한 805만9천건으로 나왔다.
이는 고용 둔화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로 이어지며 뉴욕증시가 장 초반 하락 출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리인하 신호로도 여겨지면서 낙폭이 제한됐다.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4.3%대로 하락한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미국 증시 상승 전환에는 엔비디아와 테슬라도 한몫했다.
머스크는 4일(현지시간) 엑스(옛 트위터)에 "테슬라의 엔비디아 구매에 대한 내 현재 추정치는 올해 30억∼40억달러(약 4조1천250억원∼5조5천억원)"라고 밝혔다.
이후 엔비디아는 장 후반 상승 전환했다. MS(0.62%), 애플(0.16%), 알파벳(0.41%), 아마존(0.56%) 등 대형 기술주도 함께 상승세를 탔다. 반면 테슬라(-0.86%), 인텔(-0.86%), 마이크론(-1.19%), 메타 플랫폼(-0.10%) 등은 내렸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최근 주식시장은 달러 약세 및 금리 하락 등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경향이 있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하며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여왔지만, 이제는 경기 침체 이슈로도 받아들이며 지수 하락 요인으로 반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