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미국 증시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치가 둔화하자 상승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28.58포인트(1.58%) 오른 3만4005.04에,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6.18포인트(1.43%) 높은 3990.56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9.12포인트(1.26%) 상승한 1만1143.74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13일 예정된 11월 CPI 발표와 13~14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Fed)의 12월 FOMC 정례회의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물가가 정점을 찍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11월 CPI가 전년 대비 7.3%, 전월 대비 0.2% 올라 10월 상승 폭보다 둔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둔화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공개한 1월 소비자 전망 설문조사에서 향후 1년간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5.2%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수치이며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향후 3년간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도 3.0%로 전월(3.1%)보다 둔화했고 5년간 기대 인플레이션 전망도 0.1%포인트 낮은 2.3%를 기록했다.
Fed가 12월 FOMC에서 0.75%포인트가 아닌 0.5%포인트 인상을 해 긴축 속도 조절을 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미 증시에서 대부분 종목이 강세를 보인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다. 아울러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14% 상승한 점도 우호적이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하면 이날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이 예상된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 본부장 = 뉴욕 연은의 소비자 기대 조사에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5.9%에서 5.2%로 둔화되는 등 미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하락 기대가 확산됐다. 이러한 하향 조정은 가솔린과 식품 부문이 둔화된 것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주택 가격 상승 기대치도 하락해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 국채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는데 최근 하락으로 인한 오름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상승에도 기술주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았는데 기대 인플레이션이 하향 조정돼 CPI, FOMC 결과를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컸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전망이 담긴 설문조사가 나온 테슬라 등 일부를 제외하고 미 증시 대부분 종목이 강세를 보인 것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채 금리가 상승했지만 소프트웨어 업종과 일부 반도체 업종이 강세를 보이는 등 종목 차별화가 진행된 점도 우호적이다. 다만 여전히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CPI와 FOMC 결과를 앞두고 있어 관망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 연은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하향 조정 등은 내년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하면 이날 국내 증시는 0.5% 내외 상승 출발 후 외국인 수급 개선에 힘입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 CPI 발표 및 12월 FOMC 정례회의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경계심리가 높아져 상승 모멘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들의 둔화를 근거로 11월 CPI가 예상치를 충족하거나 하회할 것이라는 결과에 먼저 베팅을 하게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론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은 기업, 가계 등 실물 경제 주체들의 가격 결정, 임금 협상 등에 영향을 주면서 실제 인플레이션 변화를 이끄는 경향이 있고 중앙은행도 기대 인플레이션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지표 둔화는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이달에는 CPI 발표 이후 곧바로 FOMC 결과가 예정되어 있으며 CPI 불확실성과는 별개로 FOMC 불확실성도 높은 만큼 방향성 베팅은 FOMC 종료 이후에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기존의 관점을 유지한다.
이날 기술적 매수세 유입 속에서 뉴욕 연은 기대 인플레이션 지표 하락에 따른 미 증시 강세 소식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 CPI 이벤트 임박에 따른 경계심리가 거래 부진을 유발하면서 지수 전반적인 반등 탄력을 제한하면서 개별 종목 장세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 주가 급락이 관련 업종 심리에 부정적일 수 있겠지만 이는 업종이 아닌 테슬라 개별 악재로 국내 2차전지주들의 낙폭 과대 인식도 커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