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미국발 악재를 잘 버텨낸 국내 증시가 26일 상승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9.66포인트(0.35%) 오른 2,774.39로 거래를 마쳤다.
오름폭이 그리 크진 않았지만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어온 엔비디아의 급락으로 악조건이 형성된 상황에서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5원 내린 1,387.5원에 거래를 마치는 등 달러 강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천456억원의 순매수세를 보이며 수급도 회복되는 모습이었다.
엔비디아 급락으로 주가 우려를 샀던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3%대 약세를 극복하고 0.9% 올라 사흘 만에 상승 마감했다. 삼성전자도 0.25% 올랐다.
간밤 뉴욕증시는 전날 급락했던 엔비디아 등 AI 및 반도체 주로 저가 매수세가 대거 유입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76%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39%, 나스닥지수는 1.26% 상승해 하루 전과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던 엔비디아는 6.76% 올라 전날 하락분을 만회했고 알파벳(2.68%), 메타(2.34%)도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 가장 강경한 인사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가 아직 기준금리를 내릴 시기가 아니며 인플레이션이 더 완화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남아 있다고 발언했다.
전날 연준 인사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발언에 하락했던 달러인덱스(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밤사이 다시 상승했다.
한·일 재무수장은 달러화 대비 원화와 엔화 가치 하락에 우려를 표명하며 공동으로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원화·엔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전날의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주 후반의 이벤트를 기다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한국 시간 27일 새벽 3분기(3~5월) 실적을 공개하고 미 상무부는 28일 밤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를 비롯한 기술주 반등은 최근 하락에 대한 저가 및 반발 매수 투자 심리를 자극할 것"이라면서도 "원화 약세 폭의 확대가 상방을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기술주와 비기술주의 엇갈린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AI 모멘텀 유지 여부와 시장 전반으로의 매수세가 확산될지를 주목해볼 만하다"며 "환율 흐름에 따른 외국인 수급 유입 여부도 관건"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