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매파(긴축 선호) 스탠스에도 달러인덱스는 하락했다. 시장에선 연준의 상향 조정한 최종금리 수준보다 경제성장률을 0%대로 내린 것에 주목하며 연준이 계획한 대로 금리 경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매파 연준과 이를 믿지 않는 시장 분위기 속에 원·달러 환율은 1290원대에서 등락하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9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60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6.3원)보다 0.70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1290원 중반대에 개장한 환율은 증시 등의 흐름에 따라 방향성 찾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0.5%포인트 올린 4.25~4.5%로 결정,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가장 큰 관심이었던 금리 점도표상 내년 최종금리는 중간값 5.1%로 9월(4.6%)보다 0.5%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이는 최종금리를 5~5.25%까지 올릴 수 있다는 관측이라 현 수준보다 0.75%포인트 높다. 시장 전망(4.75~5%) 대비 0.25%포인트 더 높은 수준이다. 파월 의장은 “아직 정책스탠스가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고 이를 반영해 점도표에서 19명 FOMC 위원 중 17명이 내년 금리를 5% 이상으로 답변했다”며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매파 발언을 쏟아냈다.
다만 시장은 예상보다 ‘덜 매파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경제성장률을 내년 1.2%에서 0.5%로 하향 조정하고 실업률을 4.4%에서 4.6%로 높였기 때문이다. 성장률 하향 조정, 실업률 상향 조정은 연준의 경기침체 신호에 가까운데 금리를 어떻게 더 높일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다. 이에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오후 6시께 103.63으로 0.3% 가량 하락했다. 미 10년물 금리도 3.5%로 0.1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가 0.42%,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 지수가 각각 0.61%, 0.76% 하락했다. 뉴욕증시 하락으로 인해 국내 증시도 함께 하락세를 보일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뉴욕증시 선물이 반등한다면 국내 증시 흐름도 상승세를 모색해볼 만하다.
각 시장별로 FOMC 결과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장중 이벤트에 따라 환율 흐름도 달라질 전망이다. 장중엔 중국이 11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등을 발표한다. 지표가 시장 예상보다 하회한다면 위안화 약세에 연동돼 환율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시각으로 15일 밤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의 통화정책 회의가 예정돼 있고 추가 긴축 가능성이 높아 달러 강세가 강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를 종합하면 환율은 1290원대서 수급에 따라 등락하며 이벤트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