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외환율 따라 4원 이상 상승 출발한 뒤 상하방 압력
글로벌 달러인덱스 104선 유지, 하락세 방향 틀 수도
수출업체 네고, 국민연금 10% 환헤지 등 영향도 주목[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원·달러 환율이 4원 가량 상승 출발해 3거래일 연속 상승을 시도할 전망이다. 지난 주말 사이 미국 연빙준비제도(Fed) 주요 인사들이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쏟아내면서 역외환율이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소화한 뒤 달러화 강세를 이끌고 갈 동력이 강력하지 않은 상황에서 연말을 앞둔 수출업체 네고(달러 매도)나 국민연금의 환헤지 비중 증가 등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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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 |
19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8.7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3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05.4원)대비 4.6원 가량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환율은 4원 가량 상승 출발 한 뒤 상하방 압력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달러인덱스는 104선에서 소폭 상승했지만, 아시아 시장에선 방향성을 하락 흐름으로 되돌릴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현지시간 18일 오후 6시께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0.14포인트 오른 104.84를 기록했다. 이는 12월 FOMC 이후 나온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 때문이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블룸버그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 기준금리를 현재 예상보다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내년 최종금리가 1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채권시장에선 이 같은 연준의 매파적 발언을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준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4.182%를 기록, 4.1%대에 불과하다. 연준이 12월 FOMC 결과 중간값으로 5.1%를 제시했지만 이 보다 낮을 수 있단 예상이다.
글로벌 위험선호 심리는 주춤한 모습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5%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11% 내렸고,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97% 떨어졌다.
국내증시 역시 하락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지난 16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가 2900억원 가량 순매수 했지만 0.04%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외국인 투자자의 350억원 가량 순매도 등으로 0.73% 내린채 마감했다.
다만 연말을 앞둔 수출업체 네고와 국민연금의 환헤지 수요는 환율 하단을 떠받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 16일 열린 제6차 기금운용위원회에서 환헤지 비율을 현행 0%에서 시장 상황에 따라 최대 10%까지 한시적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달러 가치가 하락할 경우 10% 환헤지 정책이 환차손 부담을 낮춰줄 수 있단 판단이다. 이에 이날 환율은 1300원대에서 상승 출발한 뒤 달러화 움직임, 수급 등에 주목해 상하방 압력을 동시에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