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박스권이 예상된다.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미국 기준금리 결정이 끝난 데다 연말에 외국계 운용사들의 '북 클로징(회계장부 마감)'으로 거래량이 줄어든 영향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주 코스피가 2300~242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금투세 도입 2년 유예로 가닥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2389.04) 대비 1.21% 내려간 2360.0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올해 마지막 회의에서 내년 최종금리 상향을 시사하면서 경기 침체 우려가 부각되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증권가에선 금웅투자소득세(금투세) 부과 유예, 한·미 정부 산업정책 발표 등을 상승 요인, 경기 침체 우려 등은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다음 달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금투세 도입은 2년 유예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이다.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정부가 조만간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미 재무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령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월 초에 이뤄지고 4·4분기 실적 발표도 내년 1월 중순부터 진행될 예정"이라며 "향후 2주간 연말을 맞이한 모멘텀 공백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외국인 자금은 단기적으로 환율에, 장기적으로는 경기에 민감해 외국인 수급이 재차 강하게 유입되는 국면은 글로벌 경기의 턴 어라운드 기대가 높아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FOMC 이후 시차를 두고 변동성이 확대됐던 경험들이나 해소되지 않고 있는 기술적 부담감 등을 감안하면 사후적인 여진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하락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기존에 비해 강해져 있고 적어도 현 시점에서 시장이 보고 있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 레벨 상단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한적 수준의 변동성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中 리오프닝·반도체 실적 주목
주요 경제 이벤트로는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19일), 한국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21일), 금융안정회의(22일),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실적 발표(21일·현지시각) 등이 있다.
메모리업계 풍향계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022년 9~11월) 실적이 예상대로 부진할 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반도체에 대한 수요 악화를 반영해 마이크론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내려 잡고 있다. 도이치방크는 마이크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고 목표가도 60달러에서 55달러로 낮췄다.
중국의 방역 완화 조치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할 대상이다. 중국 중앙정부가 방역을 완화했지만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이 리오프닝 상황을 비교적 잘 넘긴다면 이는 증시에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장은 “중국의 코로나 확산세가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다”며 “중국이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했는데 리오프닝이 수월하게 된다면 글로벌 경기에 다소 훈풍이 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에 따라 한국전력 주가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높은 에너지 가격과 한국전력의 적자, 한전법 개정안 부결 등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도 “협의 과정에서 기한을 넘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