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28일 국내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두고 경계와 기대 심리가 혼재한 가운데 제한적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평소보다 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3거래일 연속 약세를 지속하며 0.32% 내린 2,689.25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단을 제한했다.
엔비디아가 한국시간 기준 29일 새벽에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삼성전자(-0.39%)와 SK하이닉스(-2.56%) 등 반도체주는 연일 약세를 보였다.
국내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종목은 엔비디아와 일종의 '운명 공동체'다.
AI 시대 총아로 불리는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지 않는다면 최근 반도체주 급락을 야기했던 'AI 거품론'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엔비디아가 강력한 성장세를 다시 한번 입증한다면 국내외 증시에 AI 열기가 되살아나면서 강력한 주가 부양을 이끌 수도 있다.
간밤 뉴욕 증시도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주시하며 강보합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02%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16%씩 올랐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에 앞서 기대감에 이날 주가가 1.46% 상승했다.
브로드컴(1.11%), AMD(0.34%), 퀄컴(2.62%) 등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도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10% 상승했다.
반면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에 속한 아마존(-1.36%), 메타플랫폼스(-0.39%), 테슬라(-1.88%), 알파벳(-0.89%)은 하락했다.
미 경제 매체 CNBC 방송은 "엔비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주식'이 됐다"며 이에 "다가오는 실적 발표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고 전했다.
트루이스트증권 윌리엄 슈테인 애널리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엔비디아의 펀더멘털적인 요소와 (투자자자들의) 심리적인 요소가 개선되고 있는 것 같다"며 매수 등급을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40달러에서 14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국내 증시는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오늘도 지수 방향성이 나오기보다는 일정 범위에서 변동성만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며 "초대형주보다는 그 이하의 대형주, 중소형주 범위에서 개별 종목 장세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기관은 전체적으로 경기 방어주로 지수 하단은 막아놓고, 소외 업종·금리인하 및 원화강세 수혜·밸류업주로 대응하는 듯하다"며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순환매 장세의 색깔이 바뀌는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노동절 연휴를 앞두고 한산한 거래 속에 강보합 마감했다"며 "국내 증시도 개별 기업 이슈에 따른 차별화 움직임이 예상된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