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엔비디아 주가가 2분기 실적 발표 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30일 국내 증시에도 투자 심리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7.55포인트(1.02%) 내린 2,662.28로 마감했다. 엔비디아와 연동된 국내 대형 반도체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동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간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 후 첫 정규장에서 전장 대비 6.38% 하락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롤러코스터를 탔다. 3.39% 하락으로 장을 열어 장중 0.94%까지 낙폭을 줄이기도 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주가가 밀리면서 결국 6% 넘게 하락했다.
시장은 매출총이익률이 2년 만에 처음으로 전분기 대비 하락하고, 시장 예상치 상회폭이 이전보다 줄어든 점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 증시도 엔비디아 주가에 출렁이며 혼조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중 1.33%까지 상승폭을 확대했으나 엔비디아 매물이 쏟아지면서 0.23% 하락 마감했다.
반면 우량주 위주인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9%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22포인트(0.0%) 내렸다.
대형 기술주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우량주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거대 기술주로 구성된 '매그니피센트 7' 중 애플(1.46%), 메타플랫폼스(0.28%), 테슬라(0.26%), 아마존(0.77%), 마이크로소프트(0.61%), 알파벳(-0.67%) 등도 장 초반보다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 마감했다.
국내 증시는 업종·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는 뚜렷한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최근 이어져온 수급 부재가 지속될 것"이라며 "결국 개별 업종 및 기업별 이슈에 주목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8월 들어 국내외 투자자들이 경기 민감 업종보다는 경기 방어 업종의 비중을 확대시킨 스타일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폭락장이 펼쳐졌던 이달 초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대형주를 팔아치우고 제약·게임·담배·통신 등 경기 방어주를 대거 순매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전날 엔비디아발 하락분은 만회할 것으로 보이고, 다음주에도 주가 회복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구성 종목 변경에 따른 리밸런싱으로 수급상 노이즈가 끼면서 단기 혼선을 유발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8월 말 수급이 향후 증시 방향성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