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협상 난항에 증시 변동성 확대
美 4월 실물 경제지표 둔화 우려[이미지출처=연합뉴스]
17일 한국 증시는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또 실패한 가운데 4월 소매판매가 예상치를 하회했기 때문이다.
전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36.46포인트(1.01%) 떨어진 3만3012.14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6.38포인트(0.64%) 낮은 4109.9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2.16포인트(0.18%) 하락한 1만2343.05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 증시 하락의 원인은 부채한도 협상 실패였다. 전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일 백악관에서 의회 지도부와 2차 회동을 가졌으나 합의 없이 종료됐다. 부채한도 협상 관련 불안 심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주말 이후 3차 회동에서 일부 합의 내용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 증시도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불안 심리로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미국의 실물 경제지표도 부담이다. 4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지표상 경기 둔화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4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반등세를 기록했다. 그러나 예상치(+0.7%)를 하회했다.
음식료 매장이 전월 대비 0.2% 감소했고, 백화점 매출도 1.1% 줄었다. 가솔린 서비스는 가격 상승에도 0.8% 떨어졌다. 반면 온라인 판매는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미국 4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예상치(-0.1%)보다 크게 개선된 수치다. 소비재는 전월 대비 0.6% 증가해 지난달(+0.8%)보다 둔화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0% 늘었다. 이는 중국 산업생산과 같이 자동차 부품 생산이 전월보다 9.3% 증가하고, 컴퓨터 및 전자제품 등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종합하면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6% 증가에 그치고, 소비자물가지수가 4.6% 수준이라 예상보다 낮은 강도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불거지는 상황이다. 산업생산도 개선됐지만, 자동차를 제외한 수치는 0.4% 증가에 그쳤다. 즉, 전반적인 실물 경제지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위축 국면에서 소비자와 기업의 심리가 둔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4월 실물 경제지표 발표 후 다우지수 등이 하락한 점은 한국 증시의 부담이다. 나스닥은 장중 상승했지만 경기 둔화 우려 가운데 대형 기술주로 쏠림현상이 강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대부분의 종목군이 약세를 보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본부장은 "부채한도 합의에 성공해도 지출 감소 안이 통과되면 단기적인 호재일 뿐 중기적으로 경기 둔화 이슈로 넘어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이를 고려하면 코스피는 0.3% 내외 하락 출발 후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