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30일 국내 증시는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호실적에 힘입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날 코스피는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 발표, 고용지표 공개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0.21% 오른 2,617.80으로 사흘 연속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0.50% 상승한 744.18을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1천190억원 순매도하며 4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다만 삼성전자(2.58%)는 앞서 33거래일간의 순매도 행진을 멈춘 외국인이 전날까지 연이틀 순매수를 지속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경제지표들이 엇갈린 흐름을 보인 가운데 빅테크 기업 실적 기대감에 기술주 중심으로 상승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9월 구인 건수는 744만3천건으로 전월(786만1천 건)보다 42만건 줄어 2021년 초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 수준을 측정한 콘퍼런스보드(CB)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8.7로 전월(99.2)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시장 예상치(99.5)를 상회했다.
실적 개선 기대감에 엔비디아(0.52%), 브로드컴(4.20%), AMD(3.96%) 등이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2.31% 상승했다.
이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가 0.78% 올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0.16%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36% 내렸다.
뉴욕증시 장 마감 후 구글 모기업 알파벳이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하자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 이상 뛰었다. 반면 AMD는 장 마감 후 공개한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충족했으나 4분기 매출 전망이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7% 넘게 급락했다.
국내 증시는 알파벳의 호실적에 주목하며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MD의 실적 가이던스(전망)가 시장 기대치를 넘지 못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급락 중이나 사실 이보다는 '매그니피센트 7'(M7) 기업 실적이 더 중요하다"며 "알파벳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한 데 힘입어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하고 있는 만큼 오늘 국내 증시에서도 HBM(고대역폭 메모리 관련 밸류체인(가치사슬)주에게 긍정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국내 증시는 M7를 중심으로 한 나스닥 신고가 효과 등으로 상승 출발한 이후 개별 이슈에 따라 업종 간 차별화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이번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미국 주요 기업 실적 발표가 남아 있는 데다, 31일 삼성전자의 확정 실적 공개가 예정돼 있어 경계감은 유효할 수 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부터 빅테크 실적이 대거 예정된 가운데 불확실성 요인이 많은 만큼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저녁에는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 민간고용 발표가 예정돼 있어 주시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