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민영 기자 = 31일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콜 등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종목별 장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코스피는 고려아연의 대규모 유상증자 등 돌발변수에 1% 가까이 하락하며 2,600선을 내줬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0.92% 내린 2,593.79를, 코스닥지수는 0.80% 하락한 738.19를 나타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천360억원 순매도하며 5거래일 연속 '팔자'를 이어갔다.
간밤 뉴욕증시는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부진한 가운데 기술주 주도로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각각 0.22%, 0.33% 내렸으며 나스닥지수는 0.56% 하락했다.
미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8%로 시장 예상치 3.0%를 밑돌았으며 앞서 2분기 성장률 확정치인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3분기 개인소비지출(PCE)은 전 분기 대비 3.7%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전 분기의 2.8% 대비 개선됐으며, ADP(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의 10월 민간 부문 고용도 23만3천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11만명)를 대폭 상회했다.
이런 가운데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4.5bp(1bp=0.01%포인트) 오른 연 4.301% 오름세를 지속하며 증시에 부담을 줬다.
전날 4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을 내놓은 AMD(-10.6%)를 비롯해 엔비디아(-1.4%), ASML(-4.4%), 퀄컴(-4.8%) 등이 내리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4% 급락했다.
장 마감 후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MS)와 메타 플랫폼의 3분기 실적은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향후 매출 전망을 보수적으로 제시하고 메타는 일간 사용자가 기대치에 못 미친 여파로 시간외 거래에서 3% 넘게 내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그니피센트7'(M7) 기업의 마음속의 실적 눈높이가 높아졌기에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내더라도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라며 "이번 실적 시즌 내내 이런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국내 증시는 하방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공개되는 삼성전자의 3분기 확정 실적과 컨퍼런스콜이 관건이다. 만약 실적 가이던스(전망)에서 수익 악화 우려를 해소할 만한 내용이 나온다면 본격적인 주가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예상치를 밑돈다면 낙폭 확대를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콜이 예정된 가운데 이벤트 결과와 수급 변화를 체크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고려아연이 발표한 2조5천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여진이 이날도 이어질 수 있어 주시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등 자본시장 현안에 관한 브리핑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MBK파트너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여부 등 추가 대응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날부터 이틀간 열리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도 주시해야 한다. 일본은행이 현 0.25%인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가 기자회견에서 향후 금리 인상 경로에 대해 어떤 힌트를 줄지 주목된다. 우에다 총재가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발언을 내비칠 경우 엔화 약세가 가팔라질 수 있어 시장이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 컨퍼런스콜에서의 향후 사업 방향과 인사 결과 등에 시장이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매크로 상으로는 BOJ 회의가 국내 증시 장중에 지켜볼 만한 재료인데, 이번에 업데이트되는 경기 및 인플레이션 진단과 전망이 얼마나 변하는지가 관건"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