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고서, '에브리싱 랠리'에 찬물 끼얹나 / 美증시 주간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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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식간에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1주일 전만 해도 미국 기준금리 인하는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법한 일로 생각됐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장에선 내년 상반기 피벗(금리 인하로 통화정책 전환)이 대세가 됐습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1주일 만에 20%대에서 60%대로 뛰어올랐습니다.
시장 발작의 근원이었던 채권 금리도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습니다. 10월 지표가 모두 안도감을 줬기 때문입니다.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뜨거운 노동시장은 조금씩 식고 있다는 게 지표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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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변심도 시장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매파(통화 긴축 선호)였던 인사들이 하루 아침에 비둘기파로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 암호화폐, 금이 모두 올랐습니다.
'에브리싱 랠리'를 이끈 변심을 중심으로 이번주 주요 일정과 이슈를 살펴보겠습니다.
성장률 물가 모두 틀렸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분기마다 경제 전망을 합니다. 물가와 고용지표, 성장률을 예상합니다. 이 지표를 기반으로 기준금리를 변동 여부를 결정합니다. 따라서 Fed의 전망이 맞다면 기준금리의 방향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Fed의 전망은 번번이 빗나가고 있습니다. 우선 성장률입니다. Fed는 지난해 12월에 올해 미국 성장률을 0.5%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다 올 3월엔 0.4%로 낮췄습니다. 6월엔 1.0%로 다시 올리더니 9월엔 2.1%로 대폭 상향조정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3분기 성장률은 전 분기대비 5.2%였습니다. 오는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또다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Fed가 가장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전망치도 매번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올해 근원 PCE 전망치를 3.5%로 내다봤습니다. 올 3월에 3.6%, 6월에 3.9%로 계속 올렸습니다. 그러다 9월엔 3.7%로 내렸습니다.
요약해서 보면 성장률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높고 물가는 기존 예측치보다 낮다는 겁니다. 즉 인플레 강도는 약해졌고 미국 경제는 생각보다 강하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미국 경제는 연착륙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완전고용은 영원하다?
노동시장도 예상과 다르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엔 미국의 올해 실업률이 4.6%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다가 눈높이를 낮췄습니다. 올 3월(4.5%), 6월(4.1%), 9월(3.8%) 지속적으로 올해 실업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습니다. 기준금리를 올리면 실업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경제학의 기본원칙이 들어맞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오는 8일(현지시간)에 나오는 미국의 11월 고용보고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입니다. 미국의 실업률은 3.9%로 전달과 같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11월 신규 일자리 수는 18만~19만개로 전달(15만개)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시장 컨센서스입니다. 미국 완성차업체들이 파업을 끝내면서 신규 일자리가 늘어난 효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이 식고 있다는 흐름에서 벗어났지만 일시적 효과라는 점에 무게중심을 두면 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물가목표 2%는 절대진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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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양대 책무는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입니다. 물가는 2%를 목표치로 잡고 있고 실업률은 4%로 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2%룰'과 '4%룰'은 들어맞지 않고 있습니다. 인플레 수준은 올라갔고 실업률 기준은 내려갔습니다.
이 때문에 인플레가 2%가 돼야 기준금리를 내리고 실업률이 4%에 도달하면 금리를 변동할 수 있다는 것도 더이상 정설이 아닙니다.
Fed 인사들의 발언에서도 이런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명목금리보다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실질금리를 더 중시하겠다고 했습니다. 근원 PCE를 기준으로 하면 실질금리는 올 4월까지만 해도 0에 가까웠지만 현재는 1.75~2% 수준으로 상승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이 계속 떨어지면 실질금리는 오르게 됩니다. 더욱 긴축적으로 변하는 만큼 금리를 더 올릴 필요도 없고 오히려 인하 쪽으로 선회하게 됩니다.
이런 점 때문에 파월 의장이 "필요에 따라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경고에 시장이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는 한 금리 추가 인상은 쉽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금리 선물 시장에서 내년 3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11월말에 20%대였지만 12월 들어 60%대로 뛰어오른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스윙 보터'의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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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구성원들의 마음도 변하고 있습니다. 파월 의장도 과소 긴축의 위험성이 더 크다고 했지만 지난 1일엔 과소 긴축과 과잉 긴축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견해를 바꾸고 있는 '스윙 보터'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인사들은 파월 뿐만이 아닙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가 대표적입니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 수준이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는데 적절해 보인다"며 시장의 금리 인상 종료 관측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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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결정은 Fed 이사진 7명과 지역 연방은행 총재 5명이 합니다. 실제 Fed 이사진 7명이 결정하는데 누가 임명했느냐에 따라 입장이 다릅니다. 현재 Fed 이사진 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이는 월러 이사와 미셸 보우만 이사입니다. 두 사람이 '스윙 보터'이자 야당 역할을 하는 이들입니다. 이들 중 월러 이사가 비둘기파로 바뀌고 있다는 건 Fed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줄곧 금리 인상을 요구해온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생각을 바꾸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달 29일 "현재 통화정책은 정책 입안자들이 물가상승률이 목표인 2%로 잘 되돌아가고 있는지 지켜보면서 정책을 판단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메스터 총재는 내년 FOMC 투표권자입니다. 내년에 투표권을 갖게 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비둘기파로 굳어지고 있습니다.
정치도 '스윙 스테이트'가 중요
미국 경제에 '스윙 보터'가 있다면 미국 정치에 '스윙 스테이트'가 중요합니다. 미국 정치 구조를 '스윙 스테이트'(경합주)가 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특이합니다. 전체 득표율보다 각 주의 선거인단이 선거 성패를 결정합니다. 득표율과 관계없이 선거인단을 많이 확보하는 후보자가 승리합니다. 각 주에서 선거를 이기는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가져갑니다. 메인주와 네브라스카주를 뺀 48개주와 워싱턴DC는 승자독식 구조입니다.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공화당 강세를 보이는 주에선 좀체 승부가 변하지 않습니다. 이른바 선거 때마다 승부가 달라지는 곳은 정해져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경합주입니다. 한국에서 수도권과 충청권의 판세가 전체 선거 승패를 결정하는 것과 똑같습니다.
미국 선거 예측기관들은 경합주를 6개 정도로 분류합니다.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조지아 등입니다. 여기에 노스캐롤라이나를 넣어 7대 경합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기서 얼마나 승리하느냐에 따라 대선 승부는 결정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민주당과 조 바이든 행정부는 경합주에 화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또 공장 건설과 인프라 투자를 결정할 때도 경합주를 우선순위에 놓고 결정해왔습니다.
그럼에도 경합주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밀리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대 경합 주 중에서 위스콘신을 제외한 6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열세입니다.
민주당은 흔히 얘기하는 '블루 월'을 방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0년 대선과 2022년 주지사 선거에서 위스콘신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했지만 현재는 밀리고 있습니다. 이런 승부처를 예의주시해야 합니다.
미국 대선의 승부처는 스윙 스테이트입니다. FOMC의 결정권은 스윙 보터들이 쥐고 있습니다. 이런 핵심 변수를 알고 이번 주에 나오는 11월 고용보고서, 각국의 금리 결정회의를 보면 조금 더 이해가 편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