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윤 기자] 원·달러 환율은 1280원대에서 저점 탐색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했다며 ‘피벗’ 의사를 밝힌 가운데, 유럽에선 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다. 이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자 달러화는 추가 약세를 나타내며 환율을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15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286.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 포인트(-2.15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295.4원) 대비 6.75원 하락 개장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논의’에 이어 미국 연착륙 기대를 키우는 지표는 계속 나오고 있다. 미 11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10월(0.2% 감소) 보다 강세를 보였고, 다우존스 예상치(0.1%감소)보다 웃돌았다. 당초 4분기에는 소비여력이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예상치 못한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연준이 내년 금리인하에 대해 강한 신호를 주면서 10년물 국채금리는 4%를 하회했다. 이는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보다 10bp가량 떨어진 3.91%를, 2년물 국채금리는 4bp가량 밀린 4.39%를 나타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 잉글랜드 은행(BOE)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ECB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 논의는 없었다”고 밝혀 인하 기대를 차단했고, BOE는 이번 회의에서도 여전히 3명의 위원은 금리 인상을 주장했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초금융완화정책을 유지했던 일본도 초금융완화정책에서 긴축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연준이 금리인하 논의에 착수하면서 달러가치는 크게 하락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유럽이 고금리 장기화를 시사했고, 일본은행 역시 초금융완화정책에서 차츰 긴축 전환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는 또 한번 급락했다.
달러인덱스는 14일(현지시간) 오후 6시 21분 기준 101.97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102에서 하락했다. 이는 지난 7월 말 수준으로 4개월여만에 최저치다. 달러 약세에 달러·위안 환율은 7.12위안, 달러·엔 환율은 142엔대로 모두 하락세다.
이날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위험자산 선호가 커지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며 환율 하락 폭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 저가매수가 유입되며 환율 하단이 지지될 수 있다.
한편 이날 장중 중국의 11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발표된다. 두 지표 모두 전월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표 발표 후 위안화가 변동성을 보이고, 이에 원화도 동조할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해야 한다.